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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e앤Thyme라앤타
순두부 계란탕
딸랭이는 캐나다 런던에서 학교를 다닌다. 이번 해에는 편하게 혼자서 살고 싶다고 하기에 부유하게도 혼자 살 수 있는 곳을 얻어 주었다.
주인이 비디오 쇼잉만 허가 하기에 비디오로 집을 보고 계약을 하였는데.. 개학을 며칠 남겨 놓고 이삿짐을 싸들고 이층에 자리한 그 집으로 올라간 우리는 한달에 1400불을 내고도 사람이 살 수 없는 집이 있다는 놀라운 경험을 하기에 이르른다.
5가구가 쓰게 되어 있는 뒷마당 지하에 있는, 거미줄이 빽빽한, 입구부터 축축하고 피니쉬 되지 않은 공간 구석에 덜렁 코인 세탁기 한대, 건조기 한대가 있는 세탁실은 살인이 일어나도 누구도 모를법한 그런 곳이었고 검정 개털이 코너란 코너마다 야무지게 뭉쳐 있는, 최소 몇년간은 제대로 된 청소는 안 한 것이 분명한 집안은 카펫에 배인 개 냄새와 퀘퀘한 냄새로 몇 분만에 두통을 불러 왔다.
식자재를 넣어 놓기엔 정말 큰 결심이 필요할 낡고 더러운 부엌 캐비닛과 열리되 고정 되지 않는 창문은 애교 였으며 거실 한 구석에 쥐 똥으로 추정되는 검은 덩어리 몇 개가 정점을 찍으며 우리는 두 달치 렌트비를 미련 없이 포기하고 무작정 그 집을 나오기로 결심했다.
처음 집을 들어 선 순간엔 몇백불이 들더라도 딥 클린을 하고 살게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클리닝 서비스 회사에 전화를 하며 짐을 옮기는 그 몇 시간 동안 딸랭이 머릿속에 온갖 갈등이 교차하며 결국은 울먹이게 시작했는데 방부터 시작한 청소가 아무 소용이 없겠다는 걸 깨닫게 되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3주를 딸랭이는 친구집에서 더부살이를 하며, 나는 2,3일에 한번 런던을 오가며 렌트나 매매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집을 보러 다녔고 다행하게도 제법 흡족한 집을 구할 수 있었다.
나에게 무언가 실망스런 일이 있을 때마다 더 나은 것으로 주시려고 그런다고 할머니는 그러셨더랬다.
맘 고생 몸 고생으로 너덜 너덜해졌을 지언정 오늘도 나는 결국은 더 나은 것으로 받아 챙기고 딸랭이 좋아하는 계란탕에 순두부까지 아무지게 털어 넣어 한 통 끓여 놓고 집으로 돌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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