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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늬

아내도 복날 보양식 먹을 권리를.. 삼계탕대신 닭볶음



초복때 혀를 깨물어 암것도 못먹고 침을 흘리며
눈물의 블로그질을 했었는데 하마터면
중복도 그냥 지나칠 뻔.
퇴근하고 아내와 만나서 어디 삼계탕집이라도
가기로 미리 약속했지만
퇴근길에 지나친 마트 앞 광고판에서
전복을 싸게 판다 하길래 마음이 동하여
저절로 발길은 마트로 향하고...


꿈틀꿈틀~ 전복이 싱싱해서 몇마리 사고 닭도 사고...

삼계탕, 백숙보다 볶음을 더 좋아하는 아내를 생각해 중복 이브에는 닭볶음을 하고
당일에는 날 위한 백숙을 하기로 마음 먹고 토막 낸 닭과 통닭 두 마리를 사왔습니다.
비교적 큰 사이즈의 '첼입울호' 브랜드 닭인데 두 마리 계산하니 만원이 안되네요.


닭고기는 한번 삶아서 물을 버리고 다진마늘,양배추,버섯,호박,양파,대파와
고추장,고춧가루,간장,물엿,와인을 넣고 매운맛을 더하기위해 청양고추도 갈아 넣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솔로 깨끗하게 씻은 전복도 껍질째 넣어주고요.


보글보글~(이건 입으로 내는 소리가 아녀..) 끓이면서 한쪽에선 당면을 5분간 삶아 찬물에 헹구어 두었다

불을 끄고 나서 섞어주면 끝.

원래 퇴근 후 바로 운동을 가지만
아내 퇴근시간에 맞추어 완성을 하느라
곧바로 집에와서 후다닥 만들었습니다.
말 그대로 막 만든거죠.
낼 삼계탕 사 먹기로 하고선 뭐하러 만들었냐고
나무라는 듯 미안해 하면서도
맛있게 잘 먹어주는 아내를 보니
우발적인 짧은 시간, 작은 노력으로
큰 행복을 맛 볼 수 있었습니다.

'여보, 이거 먹고 돈 더 많이 벌어와~~~흐흐...'

복날 힘내라고 먹는 보양식, 꼭 아내가 남편에게 해 바치란 법은 없으니까
직장엘 다니건 살림을 하건 똑같이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닭모가지 한 번 비틀어 보는건 어떨까요?
남편 고생한다고 복날마다 뭐라도 준비하려 하는 아내들 불쌍하잖아요~ (닭이 더 불쌍한 것 같기도... ^^;;;)
설사 소금을 설탕인 줄 알고 들이 부었어도 아내는 맛있게 먹어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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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9-07-24 수정일 : 200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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