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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천국
난생 처음 만들어본 아비규환ㅋ을 동반한 미꾸라지 추어탕 ^^;;
매번 백종원 집밥에 나온 ^^ 가짜 고등어 추어탕만 만들어 먹고 나니 뭔가^^ 진짜 추어탕을 만들고픈 욕망이 새록 새록 납니다 ㅋㅋ 뭐 미꾸라지 해감한 경험은 전혀 없지만..므식하니 용감하다고 장날 시장에서 당당 1 킬로 20,000원이라는 거금 주고 미꾸라지 사옵니다. 비닐봉지 안에서 뚬틀거릴 때는 쬐금 찜찜한 기분은 있지만..그래 싱싱하게 살아 있어야 나중에 싱싱한 추어탕이 될꺼야^^ 하고 자위하면서 집에 가지고 옵니다^^ 시작해 보겠습니다.
미꾸라지를 큰 스테인리스 볼에 다 붓고, 검색한 대로 꽃소금 한 주먹을 팍 넣었습니다. 미꾸라지가 날라다니는 것을 처음 봅니다^^ 최소 2미터 이상 날아가서 꿈틀거리네요 ㅜㅜ 도마로 막고 shake it shake it 하니 손에서 느끼는 그 손 맛이 장난이 아니네요 ㅋㅋ 암튼 한 번 이렇게 하고 한 시간 정도 도마로 막고 그 위에 제법 무게 있는 물건 얹어 놓고 한 시간 정도 기다립니다.
음 한 시간 정도 되니 대부분의 미꾸라지 선생들이 붉은 것을 토하면서 전사하셨지만.. 그래도 정력이 좋은 선생들은 죽은 전우들 사이로 몇 마리가 헤엄치는 것이 보입니다..
깨끗하게 목욕 재개로 4-5번 세척해 줍니다.
저는 생강술이 있어서 생강술을 한 숟가락 넣어 주었고요, 없으면 간생강 한 스푼 정도 넣어 주시면 됩니다. 맛술을 종이컵으로 한 컵 정도 붓고 중불로 한 시간 정도 푹 고아줍니다. 비린내가 많이 날 줄 알았는데 거의 안 나네요.
여기까지 오면 대부분은 채에 받쳐서 살을 발라낸다고 하는데.. 저는 ^^ 야매로 그냥 믹서에 넣고 적당히 물 부어가며 통채로 갈아버렸습니다. 믹서기는 물과 생강술 두 스푼 정도로 갈아주어 잡내를 없애 줍니다. 크게 쓴맛이 난다던지 흙맛이 난다는지 이런 것은 없었습니다.
추어탕 베이스는 완성되었습니다. 뚝배기에 삶은 시레기 적당히 썰어서 한 줌 넣고, 다진 마늘 넣고 물은 약 두컵 정도 넣고, 추어탕 베이스를 세 국자 정도 올리니 진하고 걸축한 모양이 나옵니다.
끓어 오르면 국간장 액젓으로 간하고, 깻잎 찢어서 넣어주고, 들깨가루 넣고 홍고추 청고추 적당히, 다진마늘 살짝, 다진 파 적당히 고명으로 올려 준 후 마지막으로 산초가루 살짝 뿌려주고 완성입니다. 맛을 보니^^ 파는 추어탕보다 더 진한 맛이 나네요^^
진국인 미꾸라지 한 국자의 차이가 구수한 맛을 더해주네요^^ 다른 맛은 그냥 거들뿐이겠죠.. 마치 사골국물 집에서 한 번 해 먹으면, 사 먹는 사골 국물 곰탕 못먹는 것과 같은 느낌이네요..^^
미꾸라지 해감하는 것만 해결하면 일반 국 끓이는 것 만큼 쉬운 게 추어탕이네요^^;; 거기다가 얼마든지 진하게 끓일 수 있으니^^ 믹서에 갈다 보니 간혹 뼈가 씹히기는 합니다만^^;; 좀 더 곱게 오래 갈면 별 문제 없을 듯 하고 간혹 미꾸라지 선생을 ^^ 통째로 갈면 쓴맛이 난다나 뭐라하 하는 의견도 인터넷에서 봤던 것 같은데.. 세척 잘하고^^ (빨래 하듯이 박박~^^ 4-5번 하시면 확실합니다^^) 고을 때 맛술과 생강 외에 냄새 잡는 식자재들 (양파 껍질이나 파 정도?) 추가하면 별 문제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미꾸라지 갈 때 적당히 물을 넣어야 잘 갈립니다.
맛술 대신 청주나 매실주로도 대치 가능합니다.
개별회신을 원하시면 여기에 문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