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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e앤Thyme
나는 총각 무 줄기가 싫어요.!! 근데 이젠 좋아요! - 총각 무 줄기 김치찜
나는 총각 김치를 좋아하는데 그 중 총각무를 좋아한다.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총각무만 좋아한다. 내가 생각해도 얄밉지만 늘 총각무만 골라 먹는 탓에 결국 김치 통에는 줄기만이 수북히 남는 참사가 발생하게 된다.
무가 없는 총각김치는 묘한 죄책감을 불러 오는데 그 많은 줄기를 버릴 수도 없고 먹기도 싫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느 것을 선택해도 만족스럽지 않은 갈림길에 서게 만든다.
요새 시국도 시국이고 게으름 병이 생겨 평소에도 잘 하지 않던 외출을 거의 하지 않다 보니 본의 아니게 냉장고를 파 먹으며 살게 되었다. 마침 냉동고를 뒤지다 목살을 한 팩을 발견 했는데 이런! 신 김치가 없네 라고 생각한 순간 무만 골라 먹고 남은 신 총각무 줄기가 떠 올랐다.
나의 죄책감과 함께 존재하던 총각무 줄기는 묵은 지 대신 냄비에 들어 가 흐린 날 한 줄기 햇살처럼 저녁 식탁을 장식하며 아름답게 스러져 갔다는 해피 엔딩 스토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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