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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e앤Thyme
우아한 혼밥 - 내 맘대로 비빔밥
한 놈은 나가고 한 놈은 주무시는 늦은 오후, 종일 굶은 뱃속에선 뭘 좀 먹자는 요청이 들어 온다. 이미 7킬로의 살을 사재기 하듯 몸 여기 저기에 과다 저장해 놓았기 때문에 며칠은 쉬어도 충분히 될 법한데도 말이다.
혼자 먹자고 뭘 하기도 그렇고 라면이나 먹을까 생각하며 뒷마당을 내려다 보고 섰노라니 올 여름 직접 씨 뿌려 놓은 적상치가 눈에 들어 온다. 또 냉장고를 뒤져 보니 까 놓은 양파 반개와 몽당 연필 같은 당근 한 쪼가리, 그리고 한 뼘도 안 되는 애 호박 하나가 있다.
그래! 결심했어!!
냉장고에서 뒤져낸 몽당 채소들을 채 쳐 볶고 텃밭에 나가 상치, 겨자 잎, 깻 잎, 치커리 등을 조금 조금 거둬 들여 비빔밥을 만들기로 했다.
우리 집은 평소에도 꼭 식판을 깔고 아무리 허접한 찬이라도 꼭 통에서 덜어 예쁜 접시에 담아 놓고 먹지만 나 혼자 먹을 땐 가끔 덜어 놓은 김치 통이나 작은 반찬 통을 통째 놓고 먹는 일이 있다. 특히 라면을 먹을 때 그러는데 먹으면서도 참 교양 없네 하는 생각을 하며 먹는다..ㅜㅜ
한 숟갈 분량의 야채 세 가지를 썰고 볶는데 10분이면 충분하다. 맛 있게 비빔 고추장 만들어 나를 위한 혼 밥을 준비한다.
잠깐의 귀차니즘만 극복하면 혼밥도 우아해 진다.
라면 끓여 아무케나 먹을 뻔한 오늘의 점심은 내 맘대로 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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