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딸기가 한참 나올 때면 딸기쨈을 만들어 1년을 먹어요. 집에서 신선한 딸기로 만든 쨈은 웬만한 시판 딸기쨈하고는 비교가 안되게 맛있어서 한번 딸기쨈을 만들어 먹기 시작하면 시판 딸기쨈을 안사먹게 되요. 젤 좋아한는 쨈이 딸기쨈과 블루베리쨈이라서 딸기가 제철이 아닐 땐 냉동블루베리쨈을 만들면서 1년을 버티면 또 맛있는 제철 딸기가 시장에 가득이죠. 딸기쨈에 넣는 딸기는 크고 싱싱한 딸기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시장에서 저렴하고 알이 작은 딸기를 2kg사서 담았어요. 설탕은 1:1로 담으면 넘 달아서 재료 무게의 절반 정도만 넣었어요. 딸기쨈을 만들 때 딸기를 미리 으깨서 만들기도 하는데 미리 으깨놓으면 바닥에 잘 눌러 붙더라구요. 딸기를 통째로 넣거나 작게 썰어 넣고 설탕이랑 끓이다가 나중에 딸기가 몽글몽글 흐물흐물해지면 감자 으깨는 도구나 국자로 눌러 으깨주거나 좀더 고운 입자를 원하면 도깨비 방망이로 살짝 갈아 줘도 좋아요. 저는 그냥 적당하게 딸기가 느껴지는 것도 좋아서 감자 으깨는 도구로 눌러서 으깨 줬어요. ​ 쨈은 기본 원리가 수분을 날려 농축시키는 거라 넉넉하게 큰 냄비를 준비해 꼭 뚜껑을 열고 끓여 줘야 해요. 불을 중약불로 오래 끓이면서 중간 중간 볼일 있을 때는 불을 꺼놓고 뚜껑 연채로 수분이 증발하게 놔 뒀다가 다시 끓여도 되구요. 농도는 넘 빡빡하게 할 필요는 없어요. 숟가락으로 떠봤을 때 약간 느리게 조르르 흐르는 정도여도 식혀서 냉장 보관하면 농도가 더 진해져요. 뜨거울 때랑 식었을 때랑 농도가 좀 달라요. 딸기쨈 만드는 날은 달달한 딸기 냄새가 꼭 솜사탕 냄새처럼 온 집안에 퍼져서 sugar high처럼 왠지 기분을 들뜨게 만들더라구요. 첨엔 딸기를 엄청 많이 넣고 만들었다 생각해도 농축되면서 양이 줄어 들어 딸기쨈 3병을 만들었어요. 1년 동안 봄에 만든 딸기쨈으로 토스트에 발라 먹고 요거트에 넣어 먹고 요긴하게 써먹어요. 딸기쨈 사먹을 일이 없어지죠. 생각보다 딸기쨈이 넉넉하지 않은 거 같아서 딸기철이 끝나기 전에 한번 더 담아 냉동실에 쟁여 놔야될 거 같아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