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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만들어 준 남도 맛의 선물, 해남 묵은지
반찬이 없을때 젤 만만하고 쉽고 맛있는게 된장찌개의 라이벌 김치찌개인 것 같습니다.
특별한 비법도 있겠습니다만 무릇 들어가는 김치가 좋으면 누가 끓여도 맛있는 것이 김치찌개 아닐까요?
그 정도로 김치찌개에 있어서 김치의 비중은 절대적입니다.
물론 푸~~욱 곰삭은 묵은지야말로 최고의 김치찌개 재료지요.
해남 묵은지입니다.
땅 끝 마을 해남의 배추가 양념을 뒤집어쓰고 이년의 세월을 인고와 싸우며
이날만을 기다렸다는 것 아닙니까.
우선 묵은지를 꺼내서 온천탕에 입수준비 시키구요.
고갱이 쪽으로 조금 잘라서 맛을 보았는데 시큼하고 시원한 맛이 제대로 삭은것 같습니다.
집에서 오래 묵기만 하고 잘못 삭은 김치는 거북한 냄새와 맛만 나는데 말이죠.
기간 뿐 아니라 어디서 어떻게 삭히느냐도 중요한것 같습니다.
껍데기가 적당히 붙은 돼지고기를 양파와 함께 소금간을 약간 해서 볶아줍니다.
고춧가루와 마늘로 양념을 해서 볶으면 더 좋구요.
볶아진 고기 위에 물을 붓고 묵은지도 넣고 보글보글 푹 끓여줍니다.
얼큰하고 시원한 김치찌개가 됐습니다.
국물에 말아도 먹고 부들부들한 묵은지 한첩 올려도 먹고...밥 두 세 공기는 뚝딱입니다.
티비에서 봤던 김치찌개 전문점 사장님이 보물창고에서 꺼내면서 자랑하던 묵은지가 부럽지 않습니다.
묵은지와 돼지고기와의 궁합 또한 빼놓을 수 없죠.
집집마다 지난겨울에 담근 김장김치 남은 것들이 있을텐데요.
물론 저희도 장모님표 김치가 아직 남아있습니다. 제작년에 담근 1년 묵은 묵은지도 아직 있구요.
주로 1년 묵은지로 찌개를 끓여 먹곤 했는데.... 이 해남 묵은지를 맛보고 났더니 1년간 묵은 김치는 묵은지도 아니더군요.
시원하고 칼칼하게 삭은 해남 묵은지의 맛을 도저히 따라갈 수 가 없습니다.
역시 묵은지는 세월이 만들어 낸 맛의 선물이 아닌가 싶네요.
등록일 : 2009-03-12 수정일 : 2009-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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