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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친구의 다섯살 짜리 아들이 놀러 왔다.
우리 집에도 아들이 한 개 있지만 이 녀석 어릴 때는 심심찮게 영양실조도 걸리고
이래 가지고 성인 될 때까지 살겠나 싶게 참 지독히도 안 먹었는데 그린 망토의 피망맨이란 거의 세상을 구한 피망 영웅(?) 얘기로도 음식을 먹이기 힘들었던 가슴 아픈 기억이 있다. 그런데 요 다섯 살짜리 꼬마 친구는 무엇이든 잘도 먹는다.
견과류를 잔뜩 넣어 만든 영양 바도 금새 한 개 먹어 치우고 생 양파를 썰어 넣은 치킨 샌드위치도 잘 먹는다.
한번은 중국집에 데려가 치킨 탕수육을 시켰는데 치킨을 좋아 하는 꼬마 친구가 얼마나 잘 먹는지
나하고 우리 딸랭이는 먹다 말고
슬그머니 젓가락을 내려 놓았더라나 머라나…
여튼 한참을 놀고 얼추 저녁 시간이 되어 슬슬 돌아갈 시간이 되었는데...
친구가 워낙 아이를 잘 건사하기는 하지만 아빠된 자라 좀 짠한 마음이 들어 애기 밥을 아예 먹여 보내고 싶어서
냉장고를 뒤졌다. 있는 것이라곤 삶아서 찢어 놓은 닭 가슴살 한줌 뿐 무얼 해 먹일 만한 이렇다 할 재료가 달리는 없다.
기름을 둘러 달군 팬에 닭 가슴살을 넣고 한번 뒤적인 후 현미밥을 넣어 맛소금 살짝 뿌려 볶다가 쪽파 쏭쏭 썰어 섞어서 내 주었는데 애기가 은근 맛있게 잘 먹는다.
애기가 역시 무엇이나 잘 먹는군 이라고 생각 했지만 나중에 덜어 주고 남은 밥을 한입 맛 보았더니
어랏! 아무것도 안 들어 간 밥이 꽤나 먹을 만 하다.
꽤나 먹을만 하다고 느껴진 이유는...
조미료와 다름 없는 맛 소금 때문인지 지극히 빈곤하게 한정된 재료에 따른 낮은 기대치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이후로 나는 아무 것도 할 것이 없을 때 가끔 파 향이 향긋한 이 볶음밥을 아이들에게 만들어 주곤 한다능~
(주먹밥으로 눌러서 김을 둘러 주어도 참 맛있고 찹쌀 살짝 들어간 밥이라면 꼭꼭 뭉쳐 도시락으로도 OK)
재료
삶아서 결대로 찢은 닭 가슴살 약 150 g, 현미밥 두 공기, 쪽파 두 뿌리, 맛소금 1/2작은술.
이렇게 만들게요~
1. 닭 가슴살은 토막 내어 끓는 물에 넣고 삶은 후 결대로 찢어 준비 한다.
2. 쪽파는 잘게 썰어 준비한다.
3.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결로 찢은 닭 가슴살에 약간의 소금 간을 하며 1분간 볶아준다.
4. 밥 두 공기를 넣고 소금이 뭉치지 않도록 골고루 뿌려 준 후 뒤적이며 볶아 준다.
5 . 닭 가슴살과 밥이 고루 섞이도록 볶아 준 후 썰어 놓은 파를 넣고 1분 정도 더 볶아 마무리.
주저리 주저리
모든 재료가 다 익은 상태이고 쪽파를 쓰기 때문에 너무 많이 볶지 않는 것이 좋다.
칼럼으로 나간 이 메뉴를 보고 어떤 분은 닭가슴살 대신 남은 터키로 볶음밥을 해서 맛있게 드셨다고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터키나 오리종류를 안 좋아 하긴 하지만 같은 조류니까 머..
Enjoy~
등록일 : 2020-07-14 수정일 : 2020-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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