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오곡밥과 9가지 나물

이틀후면 둥근 보름달들 볼 수 있을거 같아요.

보름달 보면서 소원을 제대로 빌어볼 생각인데 해마다 까먹어서 말이죠.

오곡밥은 아니지만 늘 3가지로 밥을 짓는 저는 수수와 조만 넣어도 오곡밥이 되는 거지요.

수수와 조와 콩 이렇게 3가지 작은 봉지에 담아 천원이더군요. 두 끼 정도는 먹을 수 있는 양이네요.

집에 있는 검정콩과 팥과 현미찹쌀 등 오곡밥에 넣을 곡식을 꺼내보니 7가지 되는군요.

오곡밥 하기

검정콩이나 팥은 쌀과 같이 압력솥에 밥을 하면 따로 불리지 않고 좋아요.

오늘도 모든 재료를 씻어 섞어서 40분 정도 물에 담갔다가 압력솥에 밥을 안쳤어요.

묵나물

가을볕에 말린 묵나물을 몇 가지 꺼내보니 9가지네요.

나물류는 집에 있는 것을 물에 불려서 볶아주었어요.

나물마다 조금씩 다르기에 손질법도 조금씩 다른데 시래기만 하루 전날 물에 불려 놓고

나머지 나물류는 따뜻한 물에 불려 볶으면 돼요.

나물 손질하는 법을 알아볼까요.

 쇠비름나물과 호박나물 가지나물

쇠비름은 여름에 말려두었더니 생것이 미끄덩 거리는 맛이 있지만 말린 나물은

상당히 부드럽고 다른 나물보다 맛이 더 있어요. 인기 있던 나물이었어요.

호박과 가지 나물 - 물이 불리지 않고 씻어서 소쿠리에 건져 두고 볶아 주세요.

 시래기나물과 표고버섯- 시래기 나물은 연한 것을 말렸지만 전날 물에 담갔다가

아침에 삶아서 그물에 그대로 담가 두면 부드러워져요.

표고버섯 - 철마다 나오는 표고는 겨울에 말려둔 건데 깨끗하게 잘 말려졌어요.

 봄동과 토란대와 고춧잎 - 봄동은 얇고 길이도 짧아서 물에 불려 볶아주고요.

토란대는 늦여름에 껍질 벗겨 오랜 시간 말린 것으로 물에 불려서 팬에 넣고 볶으면서 물을 조금 붓고

뚜껑을 덮고 푹 무르도록 익혀주면 보들보들하니 맛있어요.

고춧잎도 미지근한 물에 불려 소투리에 담아요.

 음나무순을 삶아서 냉동실에 넣어 둔 것을 꺼냈는데 싱그런 색 그대로네요.

새우 - 팬에 볶아서 믹서기에 드르륵~ 곱게 갈아 주세요.

나물 무침 팁

나물류중에 시래기 나물과 토란대만 삶아주고 나머지는 물에 불려서 볶는 정도로 하세요.

나물을 좀 더 맛있게 볶으려면 새우가루를 조금씩 넣어 조물조물 무쳐 간이 잘 배도록 한 후에 볶아주세요.

나물무침만 무치면 그다지 맛이 없는데 새우가루를 넣으면 단맛도 나고 깊은 맛이 나요.

 여름부터 가을까지 말려둔 보름 나물

맛있는 나물 무침 재료

나물은 마늘과 파와 들기름, 조선간장 이렇게 준비합니다.

보통 이렇게 양념을 준비하면 감칠맛 나는 나물이 돼요.

 부드럽게 손질한 나물류와 양념

조선간장과 이번에 들기름 1말 짰는데 나물 무침에는 들기름이 고소하니 좋아요.

다진 마늘과 다진 파, 새우가루 이렇게 준비했어요.

강하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은 자연의 색

 시래기나물을 삶아 그 물에 그대로 담그고 준비하는 동안에

오곡밥이 적당하게 잘 되었어요.

 견과류를 듬뿍 넣어 조림에 대보름 부럼대신 기분내면서 먹었어요.

큽접시에 나물을 담아도 푸짐한 느낌이 나면서 좋아요.

나물을 조금씩 말려두면 겨울에도 이렇게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 좋아요.

어제 동네 수퍼에 가보니 호박 하나 말린 양을 가을 호박보다 4배 가까이 비싸게 팔더군요.

여름에는 채소가 비교적 싸서 말리는 재미도 있어요.

말린 나물은 비타민C가 상당히 많다고 하는데 식이섬유와 철분과 비타민이 풍부해서 양양적으로도 좋지요

'동국세시기'에 정월 대보름에 나물을 삶아 먹으면 더위도 먹지 않는다는 기록이 있어요.

나물 드시고 부럼도 드시고 한 해 건강하게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