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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e앤Thyme
쪼글 쪼글한 주름의 아름다운 그이름 - 오이지
나는 아침에 세수할 때마다 거울을 본다.그리고 나는 미인이 아니다. 태어나서 한번도 미인 소리를 들어 보지 못했을 뿐 더러 그래서인지 영 그 쪽으론 관심이 없어 프로필 사진을 찍을때 조차 쌩얼이었던 고로 아쉽게도 색깔 있는 립스틱 하나가 없다.
혹자는 그런 나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함인지 속눈썹이나 튀어 나온 뒤통수가 예쁘 다거나 혹은 얼굴이 정말 작다, 중성적인 매력이 있다라고 안간힘을 쓰며 칭찬을 하여 안타까움(?)을 자아 낸다...
주제를 잘 아는 나는 그 동안 세수를 하거나 얼굴에 로션을 골고루 발라야 하는 기능상의 이유로만 주로 거울을 보아 왔는가 보다. 그러다 보니 나이가 들어 얼굴의 각이 어떻게 변했는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고 어느 날 막내 방에 있는 작은 액자 속에서 어린 아이들을 옆에 끼고 웃고 있는 나를 보니 몸은 물론이고 턱이 말할 수 없이 뾰족하다.
그제서야 거울 속에 있는 진정한(?) 나를 살펴 보니 얼굴이나 몸이 많이 둥글어져 있다.아, 이것이 세월이로구나.
팔순 노인인 우리 엄마는 지금도 나가면 너무 미인이세요~소리를 종종 들으시는데 늘 듣는 그 예쁘단 소리가 식상할 지경이다.젊을 적 사진을 볼라 치면 유명배우 김지미도 울고 갈 판이며 감성은 또 어찌 소녀적인지 내 사춘기 때의 그것보다 훨씬 더 여리 여리 섬세하다.
덜렁거리며 과거의 흔적 따윈 어디 두었는지 모르는 나의 수많은 사진들과 대학때 쯤 쓰던 악세사리와 보석함까지
시간차로 보내 오시니 막내 방 그 문제의 사진도 엄마의 작품 중 하나인 것이 당연하다.그리고 그 예쁜 얼굴로 오이지라는 반찬을 즐겨 드시는 것은 왠지 반전이란 느낌을 피할 수 없다.
마트에 갔더니 피클 오이 보따리가 나와 있다. 또 오이지 철이 되었나 보다. 한국식 오이지와 서양 피클 중간쯤 되는 맛을 내는 오이지를 담가 놓으면 엄마는 늘 소중하게 들고 가서 한 동안을 즐겨 드신다.
그 연유로 나는 매년 먹지도 않는 오이지를 두 보따리 씩 담아 놓곤 하는데 작고 예쁘던 오이가 익으면서 한껏 쪼끌 쪼글 해 지는 모습은 매년 나에게 세월과 나이와 또 그것과 상관 없는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쪼글 거리는 그 모습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것이 한껏 쪼글 거릴 수록 제 역할을 다 하는 때문일 터라고…그래서 내 얼굴의 주름은 또한 책임이 필요한 거라고 말이다.
이건 끓이지 않고 설탕이 많이 들어 가서 피클과 오이지 중간 정도 맛이예요.
짜지 않아서 물기만 좀 짜서 고추가루, 마늘, 참기름 약간 넣고 아무케나 무쳐도 맛있어요.
담그고 일주일 정도면 먹기 시작해도 되어요.
몇년전 인터넷을 보는데 물없이 담그는 끓이지 않는 오이지 레서피가 여러개 나오더라구요.
이리저리 양을 조절해 만들어 본건데 누구 레서피를 가장 많이 응용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테그해 드릴 수가 없네요..ㅜㅜ
오이지를 담글 때 불순물이 들어 가거나 꼭 눌러 놓지 않으면 골마지가 끼기 쉬우니 주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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