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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매거진

[Chef's Life] 요리에 대한 잘못된 지식들을 파헤쳐보자 Part.1

안녕하세요. 저는 호텔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직 요리사입니다. 많은 분이 손쉽게 요리를 할 수 있도록 요리사들의 노하우와 제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제 글을 많은 분이 보고 요리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 주제는 블로그와 영상 매개체들을 통해 소개되는 정보 중 틀린 내용이 맞는 것처럼, 맞는 내용이 틀린 것처럼 소개되는 것이 많은데요. 그중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서 알려드리고자 ‘요리에 대한 잘못된 지식 바로잡기’를 선정했습니다.


이번엔 총 세 가지 잘못된 지식에 대해 설명해드릴 텐데요. 전문 서적과 푸드 랩의 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그럼 요리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바로잡아볼까요?



고기 양면을 센 불에 구우면 육즙을 가둘 수 있다?


설명해드리기 전에 답부터 알려드리면 답은 ‘아니오‘ 입니다.


19세기 중반부터 최근까지 “조각의 고기들을 시어링해 겉면을 빠르게 익혀 고기 표면에 있는 구멍들을 봉해 수분 손실을 줄인다”라고 많은 사람이 믿어왔으며, 아직도 그 정보가 맞다라고 표현하는 전문가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The Food Lab의 저자로 유명한 J. Kenji Lopez-Alt는 실험을 통해 이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밝혀냈는데요. J. Kenji Lopez-Alt의 실험 방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 J. Kenji Lopez-Alt의 실험

1. 동일한 크기의 스테이크 두 개를 준비하고 무게를 잰다.

2. 첫 번째 스테이크를 아주 뜨거운 프라이팬에 넣고 굽는다. 135℃의 오븐으로 옮겨 스테이크 속의 온도가 52℃가 되도록 완전히 익힌다. 그다음 오븐에서 스테이크를 꺼내 10분 동안 가만히 둔다. 마지막으로 스테이크의 무게를 재고 손실된 무게의 양을 기록한다.


3. 두 번째 스테이크를 오븐에 넣고 속 온도가 46℃가 될 때까지 둔 다음 스테이크를 타는 듯이 뜨거운 프라이팬에 넣고 가끔 뒤집어 주면서 표면이 멋지게 브라우닝이 되고 속의 온도가 52℃가 될 때까지 굽는다. 첫 번째 스테이크와 똑같이 가만히 둔 뒤 무게를 재고 무게 손실량을 기록한다.



두 스테이크는 시어링과 로스팅 두 가지 방법으로 조리됐고, 정확히 똑같은 온도로 마무리했습니다. 유일한 차이라면 작업순서가 달라진 정도였죠.


아까 말한 “시어링이 육즙을 가둔다”라는 이론이 맞다면 양면을 구워내고 오븐으로 들어간 첫 번째 스테이크가 육즙이 더욱 많이 남아 있어야 하죠. 하지만 실제로는 두 스테이크 모두 비슷한 양의 육즙을 잃어버렸고 오히려 오븐에서 먼저 익혀낸 후 팬에서 시어링했던 두 번째 스테이크가 더 촉촉했다는 것입니다.




왜 두 번째 스테이크가 더 촉촉했을까요? 

 

이유는 오븐에 있다고 합니다. 차가운 스테이크를 오븐에 넣는 것이 뜨거운 프라이팬에 넣는 것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리기 때문이죠. 프라이팬에 뜨거운 열은 브라우닝 된 맛을 만들어 내기에는 좋지만 근육 단백질을 많이 수축 시켜 육즙을 짜내게 된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더 촉촉한 스테이크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온에 덜 노출될수록 더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는 것이죠. 고온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수록 스테이크의 육즙이 빠져나간다는 것!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떠오르는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그럼 강한 불에서 익혀줄 필요가 없는 걸까?’라고 말이죠.


스테이크를 센 불에 구워 브라우닝 시켜주는 이유는 마이야르 반응 때문입니다. 마이야르 반응은 당과 단백질이 고온과 만나 생겨나는 현상으로 재료의 맛을 살려줍니다. 쉽게 말해 고기 맛을 상승시켜주기 위함이죠.







파스타 삶을 때 기름을 넣으면 면이 달라붙지 않는다?


어떤 요리책에 파스타를 삶는 물에 오일을 넣으면 파스타 면이 서로 붙지 않고 잘 삶아진다고 설명한 것을 봤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사실이 아닙니다.

기름은 물 위쪽으로 뜨게 되는데 어떻게 면이 붙지 않게 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기름을 많이 넣는다고 해도 결과는 같다고 합니다.

기름을 넣으면 물이 끓어 넘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파스타가 익으면서 점점 더 많은 전분이 냄비로 흘러나와 물의 점도가 올라가고 안정 기포가 훨씬 더 많이 생기게 된다고 합니다.




안정 기포는 뗏목처럼 서로 밀어 올릴 수 있게 되는데 기포가 쌓이면 물이 끓어 넘치게 됩니다. 기름은 물 표면의 장력을 깨뜨려 처음부터 이런 기포가 형성되는 것을 막아줘 물이 끓어 넘치는 것을 막아주죠.


이외에 물을 따라 버린 뒤 오일을 바르는 것 또한 잘못된 정보입니다. 물론 파스타 면이 서로 달라 붙는 것을 방지해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파스타 소스가 면에 달라 붙는 것을 막아 맛을 떨어뜨립니다.


제대로 된 파스타를 만들기 위해서는 면이 익는 속도와 소스의 완성 시간을 조화롭게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양파의 매운맛을 줄이려면 찬물에 담가두는 것이 좋다?

많은 분이 양파의 매운맛을 줄이기 위해 차가운 물에 한동안 담가두는 방법을 선택할 겁니다. 그 방법 또한 잘못된 방법은 아니지만, 그 담가둔 통 안으로 빠져나온 양파 향이 그대로 다시 배기 때문에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그럼 양파의 식감을 그대로 잘 살리고 매운맛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흐르는 뜨거운 물로 냄새가 나는 화합물을 헹궈 버리는 방법입니다. 화학적, 물리적인 반응의 속도는 온도가 높아지면 같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따뜻한 물로 헹구면 양파가 휘발성 화합물을 더 빨리 내놓게 되는데 약 45초 정도 지나면 아주 심한 매운맛이라도 사라지게 됩니다.



뜨거운 물을 사용하면 양파가 숨이 죽어버리지 않을까?

가장 뜨거운 수돗물을 사용하더라도 수돗물은 일반적으로 60-65.5℃라고 한다. 식물의 세포를 결합하고 있는 주요 탄수화물 접착체인 펙틴은 84℃가 돼야 분해가 된다. 뜨거운 수돗물에도 오래 넣어 두면 양파가 숨이 죽을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려면 아주 오래 넣어 두어야 한다고 한다.

-The Food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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